Martin Margi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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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마르지엘라의 개인 아카이브가 경매에 오른다

7월 9일, 파리에서는 이미 올해 가장 중요한 패션 경매 중 하나로 불리는 행사가 열린다. 익명성을 하나의 창작 전략으로, 해체주의를 패션의 대표적 언어 중 하나로 바꿔놓은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의 개인 아카이브가 경매에 오른다.

이번 경매는 모리스 옥션(Maurice Auction)이 주관한다. 입찰이 시작되기 전, 일반 대중도 출품작을 미리 볼 수 있지만, 이 프리뷰조차도 마르지엘라 특유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전시는 비밀 장소에서 진행되며, 주소는 6월이 되어서야 공개될 예정이다.

디자이너의 커리어 전반을 아우르는 150점이 넘는 작품이 출품된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블라우스 블랑슈(Blouse Blanche), 에르메스(Hermès) 시절에 제작한 작품들, 아카이브 문서, 개인 소지품, 그리고 한 번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 없는 프로토타입이 포함된다.

가장 흥미로운 물건 중 하나는 1988년부터 사용된 마르지엘라의 책상 전화기다. 그는 늘 자신의 전화번호를 잊어버렸기 때문에, 기기 위에 전화번호를 손글씨로 직접 적어두었다. 이 다이얼 전화기는 또한 흰색 페인트로 덮인 오브제의 가장 초기 사례 중 하나로 여겨지며, 훗날 메종 마르지엘라를 대표하는 시각적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된 제스처이기도 하다.

출품작과 함께 제공된 메모에서 마르지엘라는 흰색과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는 이미 레이 가와쿠보와 요지 야마모토를 강하게 연상시키고 있던 회색 콘크리트와 검정을 의도적으로 피했다고 밝힌다. 흰색은 자신만의 시각적 영역을 구축하는 방식이 되었다.

이번 경매에는 1991년 갈리에라 미술관(Galliera Museum) 전시 이후 그래피티가 새겨진 전설적인 타비 부츠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런웨이 쇼에서 모델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사용된 베일의 프로토타입도 포함된다. 일부에는 디자이너의 연필 메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마르지엘라는 현재 69세다. 2009년 패션계를 떠난 이후 그는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인터뷰도 좀처럼 하지 않은 채 예술 프로젝트에 집중해 왔다. 그 거리감은 오히려 그의 작업과 개인 아카이브를 향한 관심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마르지엘라의 유산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2024년에도 모리스 옥션은 피코치(Picozzi) 가문의 아카이브에서 나온 작품들을 선보이며, 또 한 번 디자이너를 기리는 경매를 진행했다. 이 가문은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컬렉션 제작을 담당한 아틀리에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출품작은 1990년 봄/여름 컬렉션의 회색 울 앙상블로, 해체된 남성용 바지를 재구성해 만든 스커트가 특징이었다. 이 작품은 6만5,000유로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제 시장의 관심이 완성된 의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스케치, 프로토타입, 작업 도구, 개인 소장품까지 컬렉션만큼이나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때 백스테이지에 머물던 것들이, 이제는 점차 박물관의 유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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